이민성호, 두 살 어린 일본에 '혼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전초전으로 여겨졌던 무대에서 한국 축구가 뼈아픈 예방주사를 맞았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숙명의 라이벌'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2026 AFC U-23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단순한 1패를 넘어, 다가올 아시안게임 4연패 도전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다.한국은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0-1로 무릎을 꿇었다. 결과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내용이었다. 이번 대회에 나선 일본 대표팀은 2년 뒤 열릴 LA 올림픽을 겨냥해 주축 선수들을 21세 이하(U-21)로 구성했다. 한국보다 평균 연령이 두 살이나 어린 '동생'들을 상대로 형님 격인 이민성호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내주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은 일본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와 강한 압박에 고전했다. 볼 점유율은 54%로 근소하게 앞섰으나, 이는 실속 없는 점유에 불과했다. 오히려 일본은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해 한국의 빈틈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한국보다 5개나 많은 12개의 슈팅을 쏟아부었다. 결국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고이즈미 가이토에게 선제 결승골을 헌납했다. 이후 한국은 만회골을 위해 라인을 끌어올렸으나, 세밀함이 부족한 공격 전개는 번번이 일본 수비진에 차단당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이민성호의 문제점은 비단 일본전뿐만이 아니었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0-2로 완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렸던 한국은, 경쟁국 이란이 레바논에 패하는 행운 덕분에 조 2위로 간신히 토너먼트에 올랐다. 8강에서 호주를 2-1로 꺾으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듯했으나, 조직력이 완성된 일본 앞에서는 다시금 전술적 한계를 드러냈다.
문제는 8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전무후무한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금메달 획득 시 주어지는 병역 혜택은 선수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지만, 현재의 경기력으로는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시안게임 본선에 양민혁(코번트리),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핵심 자원들이 합류하면 전력이 급상승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도박이다. 일본 역시 아시안게임에는 유럽파를 포함한 최정예 멤버를 가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두 살 어린 선수들로도 한국을 압도한 일본이 정예 멤버를 꾸린다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이번 패배는 한국 축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파 구세주'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기대기보다는, 팀 차원의 조직력 강화와 전술적 유연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술적 준비 없이는, 다가올 9월 일본의 안방에서 그들의 우승 잔치를 지켜봐야 하는 굴욕을 맛볼 수도 있다.
이민성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번 대회의 실패를 철저히 복기해야 한다.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시간은 8개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 동안,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고 '아시아 맹주'의 위용을 되찾을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우려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