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아니었다” 간의 해명에도…시력 잃고 선수 생명 ‘빨간불’ 켜진 아스피날

경기 직후 초기 검진 결과, 안구에 큰 손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각에서는 아스피날이 경기를 포기하기 위해 닥터 체크를 피했다는 섣부른 비난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아스피날의 아버지가 아들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접 전한 소식은 이러한 여론을 완전히 뒤집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는 아들의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며 "오른쪽 눈으로는 현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단지 회색빛으로만 보일 뿐이다. 왼쪽 눈 역시 시력의 절반가량을 잃어 100%가 아닌 상태"라고 밝혀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아스피날의 아버지가 전한 안과 전문의의 진단 내용은 더욱 암울했다. 그는 "안구가 탈구되거나 위치가 어긋나는 등의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왼쪽 눈 근육의 움직임에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시력 저하를 넘어 안구의 기능 자체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재 아스피날은 정확한 상태 파악을 위해 추가 정밀 검사와 CT 촬영 등 복잡한 의료 절차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챔피언을 꿈꾸던 정상급 파이터가 한순간의 사고로 선수 생명의 갈림길에 서게 된 것이다.
한편, 고의성 의혹의 중심에 선 시릴 간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변호하고 나섰다. 그는 "나 역시 과거 데릭 루이스와의 경기에서 눈을 찔려본 경험이 있어 그 고통이 얼마나 끔찍한지 잘 알고 있다"며 결코 의도적인 공격이 아니었음을 강하게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기 결과에 대한 아쉬움과 아스피날의 부상에 대한 안타까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했던 헤비급의 빅매치는 결국 한 선수의 비극적인 부상과 논란만을 남긴 채 씁쓸한 결말로 기록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