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도 놀랄 반전..성폭행 피해자, 프랑스 최고 훈장 받다!

 프랑스에서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들을 공개 재판정에 세워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준 지젤 펠리코(72) 씨가 프랑스 최고 영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Légion d'honneur)를 받게 됐다. 

 

13일(현지 시간) 프랑스 관보에 따르면, 펠리코 씨는 14일 혁명기념일을 맞아 레지옹 도뇌르 슈발리에(Chevalier) 등급 서훈자로 선정됐다. 이는 그녀의 용기 있는 행동이 사회에 미친 지대한 영향력을 프랑스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젤 펠리코 씨의 이야기는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선다. 그녀는 2011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약 9년간, 당시 남편이었던 도미니크 펠리코의 악랄한 농간으로 약물에 취한 채 수십 명의 낯선 남성들에게 성폭행당하는 끔찍한 피해를 겪었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장기간의 성적 착취와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펠리코 씨는 좌절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고 가해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로 결심했다.

 

이 충격적인 사건은 지난해 피고인 50명에 대한 1심 재판으로 이어졌다. 통상적으로 성폭행 재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펠리코 씨는 이례적으로 재판을 공개로 진행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녀의 이러한 결단은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는 사회적 낙인과 침묵의 문화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행위였다. 펠리코 씨는 법정에서 "부끄러움은 피해자가 아닌 피고인들 몫이어야 한다"는 명언을 남기며, 수많은 성폭행 피해 여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용기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더 이상 숨지 않고 목소리를 내도록 격려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으며, 피해자 중심의 사법 정의 실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켰다.

 

그녀의 용기 있는 행동은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성폭력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오랜 관습에 균열을 내고, 가해자에게 온전히 책임을 묻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공로로 펠리코 씨는 올해 3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25년 올해의 여성'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며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레지옹 도뇌르는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제정한 프랑스 최고 권위의 훈장이다. 군사적 공적뿐 아니라 프랑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공로를 세운 이에게 수여되는 영예로운 상이다. 최고 등급인 그랑크루아(Grand-Croix)를 포함해 그랑도피시에(Grand Officier), 코망되르(Commandeur), 오피시에(Officier), 그리고 이번에 지젤 펠리코 씨가 받게 된 슈발리에(Chevalier) 등 총 5개 등급으로 나뉜다. 

 

펠리코 씨의 이번 서훈은 그녀의 개인적인 용기를 넘어, 성폭력 피해자들의 권리 신장 및 사회적 인식 개선에 기여한 지대한 공로를 프랑스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 이는 피해자 중심의 사법 정의 실현과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