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당나라 군대지" 육군 얼굴에 먹칠한 '포스터'
‘칼각’과 ‘규율’을 생명으로 여기는 육군이 스스로 얼굴에 먹칠을 했다. 미래의 지휘관을 뽑는 장교 모집 포스터에 정체불명의 ‘혼종 복장’을 한 모델을 내세워 빈축을 사고 있다.지난 22일 군 당국에 따르면, 육군 인사사령부는 최근 2026년 전반기 학사 장교 모집을 위해 야심 차게 홍보 포스터를 제작했다. 하지만 결과물은 그야말로 ‘엉터리’였다. 포스터 속 남성 모델은 머리에는 위관급 장교인 ‘대위’ 계급장이 박힌 베레모를 쓰고 있었지만, 정작 가슴에는 부사관 계급인 ‘상사’ 표식을 달고 있었다. 장교와 부사관의 계급 체계조차 구분하지 못한,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는 기이한 군인이 탄생한 것이다.
사고의 원인은 외주 업체의 무지와 육군의 안일한 검수 시스템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마케팅 대행사 A사는 촬영 당시 홍보 모델에게 여러 계급장이 부착된 의상을 입히는 과정에서, 장교용 베레모와 부사관용 전투복을 섞어 입히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육군의 태도다. 군복과 계급장은 군인의 신분과 권위를 상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그러나 육군은 최종 검토 단계에서 군 관계자 중 누구도 이 엉터리 복장을 걸러내지 못했다. “전문성이 결여된 외주 업체 탓”으로 돌리기엔, 이를 감독해야 할 군의 직무 유기가 뼈아프다.
이 불량 포스터는 육군의 검수 실패 속에 지난 18일부터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용산역과 신용산역, 대전역 등 핵심 인파 밀집 지역에 버젓이 나붙었다. 수많은 시민과 휴가 장병들이 오가는 길목에 육군의 실수가 대문짝만하게 전시된 셈이다.
시민들과 예비역들은 즉각 반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해당 포스터 사진이 빠르게 퍼지며 조롱의 대상이 됐다. 네티즌들은 “군대가 언제부터 코스프레 동호회가 됐냐”, “기본적인 복장 규정도 모르는 사람들이 장교를 뽑겠다니 코미디”, “이게 바로 당나라 군대”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육군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지난 21일부터 해당 포스터를 전량 철거하고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육군 관계자는 “사전 제작 과정에서 면밀히 검토하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실추된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해프닝은 단순한 인쇄 실수가 아니다. 군 기강 해이와 행정 편의주의가 빚어낸 참사라는 지적이다. 국민의 신뢰를 먹고 사는 군이 가장 기본적인 ‘제복의 질서’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육군은 이번 일을 계기로 홍보물 제작뿐만 아니라 내부 검열 시스템 전반을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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