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는 어디에?"… 정청래식 강공에 수도권·충청 민심 '싸늘'

 더불어민주당의 향후 운명을 가를 내년 지방선거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청래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의 핵심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강경 노선이 오히려 중도층의 이탈을 가속화하며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격전지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집권 초반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이재명 정부의 행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내 위기감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문제의 핵심에는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자리한다. 당내에서는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 대표의 강성 행보가 중도 확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정 대표 취임 이후 서울과 부산, 충청 등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지역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따로 움직이는 '탈동조화' 현상마저 감지된다. 이는 현재의 위기가 정부보다는 당 지도부의 전략과 메시지에서 비롯되었다는 당내 비판론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정 대표는 개혁 완수를 명분으로 자신의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 대표의 행보가 사적인 정치적 이익을 위함이 아닌, 집권 초 대통령에게 힘을 싣기 위한 충정의 발로라고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참모진의 만류에도 강성 지지층이 즐겨보는 유튜브에 출연해 눈물로 충성심을 호소하고, 연일 사법부를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은 당내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는 국정감사라는 큰 현안에 가려져 당내 갈등이 수면 아래에 있지만, 국감이 끝나는 연말을 기점으로 당의 노선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집토끼’를 잡으려다 선거 승리의 열쇠를 쥔 ‘산토끼’를 놓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민주당과 정청래 대표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